훌다 클락 박사는 누구인가


훌다 레게 클락 박사(Dr. Hulda Regehr Clark) (1928.10.18 ~ 2009.09.03)

최근 구충제가 기생충 치료는 물론 암이나 기타 질병을 치료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알려지면서 오래전부터 만병의 근원으로 기생충을 지목했던 훌다 클락 박사의 주장이 세간에 크게 회자되고 있다. 훌다 클락 박사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녀의 연구를 두고 그처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서로 분분한지를 짚어 보고, 앞으로는 시간을 두고 차차 그녀의 주장과 그녀의 책에 등장하는 제품들도 하나하나 다루어 보고자 한다.

훌다 클락 박사는 캐나다인으로서 대체의학 연구가로 알려져있다.

그녀는 인간에게 발생하는 모든 질병은 인체내 기생충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암과 에이즈를 포함하는 모든 질병을 그녀가 발명한 전자기계장치인 재퍼를 통해 기생충들을 제거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훌다 클락은 미국에서 치료센터를 운영한 바 있으며, 생전에 그녀의 연구결과와 치료 방법들을 기록한 몇 권의 책들을 저술하기도 했다. 훌다 클락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자 그녀의 연구를 두고 의학계와 많은 법적 공방이 벌어졌으며, 그로 인해 자신의 연구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던 훌다 클락은 연구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멕시코의 티와나로 이주하여 센츄리 뉴트리션 클리닉이라는 진료소를 운영한 바 있다.

훌다 클락의 주장과 그녀가 발명한 기계들은 미국 연방 무역 위원회와 미국 식약처는 물론 심지어는 당대 대체의학 분야의 권위자로 잘 알려졌던 앤드루 와일 박사에(Dr. Andrew Weil) 이르기까지 수많은 세력으로부터 반대 주장에 부딪히며 결국 의학계에서 정식 치료법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녀의 주장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법정에서 훌다 클락의 연구와 발명이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어 사기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훌다 클락 박사는 캐나다 소재의 싸쓰카차완 대학에서 생물학 학사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맥길 대학에서 2년을 추가로 공부했고, 미네소타 대학에서 생물 물리학과 세포 생리학을 연구했다. 1958년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녀의 자서전에는 생리학 박사라고 표시되어있으나, 미네소타 대학 박사학위 등록증에는 주전공은 동물학, 부전공은 식물학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훌다 클락의 박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가재 근육의 철성분 밸런스에 관한 연구; 세포질의 칼륨의 두개의 격벽에 대한 흔적" 이다. 그녀는 추가로 자연요법 학위도 취득했으나 미연방 교육부는 그녀에게 학위를 수여한 대학을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훌다 클락 박사는 2009년 9월 3일 다발성 골수종(혈액과 뼈에 발생하는 암)으로 사망했다.

최근 의학계에서 암과 당뇨 등의 질환을 강아지 구충제로 치료한 임상사례 및 논문들이 쏟아지면서 새삼 훌다 클락 박사의 지난 연구들이 세간에서 크게 회자 된 바 있다. 하지만, 기생충을 제거함으로서 모든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그녀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은 필자를 포함한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의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할만 하다.

끊이지 않는 훌다 클락 박사의 주장에 대한 논란 속에서 필자는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로 그녀의 주장을 귀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게 되었다. 첫째, 그녀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연구 결과를 거세게 반대하는 덩치 큰 세력들이 매우 많아서 어떤 자료이든 간에 얼마든지 조작, 간과 또는 은폐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한 마디로 훌다 클락 박사 혼자서 달려드는 모든 세력을 제압하기에는 그녀의 연구가 아무리 훌륭해도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되지도 않았던 시절에는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둘째, 그녀의 학력, 학위, 저서, 수많은 임상 사례를 통한 연구 활동들이 사기꾼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길고, 꾸준하고, 탄탄하다. 한 마디로 한 탕 하고 도망가는 일반적 사기행각과 그녀의 행적에는 크게 차이가 있다. 셋째, 아무리 권위 있는 암전문 전문의도 암으로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학에 있어 연구란 누가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바뀌고, 뒤집히고, 발견되는 작업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개념이지 않은가. 그녀의 연구가 그녀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이유로 말이 안된다면, 수많은 암 전문의들이 암으로 죽은 사례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들의 연구도 죄다 틀렸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넷째, 최근에 새롭게 대두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논문들이 그녀의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연구를 이어가는 수많은 크고 작은 여러 제조사들이다. 그녀의 프로토콜을 재현하고자 하는 제조사와 유통회사 들은 북미지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있다. 그녀의 주장이 사기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연구를 이어가고 있을까.

그녀의 연구가 얼마나 더 증명이 되고 다듬어져야 의학계에서 정식으로 인정이 되는지는 업계 종사자가 아닌 필자로서는 다 헤아려 볼 바가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고생하며 아까운 생을 질병으로 마감해야하는 시대를 살고있는 한 인간으로서 그녀를 뛰어넘는 훌륭한 많은 인재들이 그녀의 연구를 계속 이어가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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